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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이야기 · 2026-11-02

그림은 쌓이는데, 보여줄 데가 없다

작업실에 작품은 늘어가는데 걸 곳이 마땅치 않습니다. 전시 말고 다른 방법은 없을까 생각해 본 적 있으시다면.

그림 그리는 일보다 그 다음이 어렵다는 말을 여러 작가님께 들었습니다.

작업실 한쪽에 작품이 쌓입니다. 비닐을 씌워 세워두고, 그 앞에 또 세워둡니다. 몇 해 지나면 뒤에 뭐가 있었는지 꺼내 봐야 압니다.

전시는 생각보다 자주 못 합니다

대관료가 듭니다. 액자도 다시 해야 하고, 운송도 해야 합니다. 도록까지 만들면 더 듭니다.

그렇게 한 번 치르고 나면 다음은 한참 뒤입니다. 2년에 한 번, 3년에 한 번. 그 사이에 그린 그림들은 계속 쌓입니다.

전시를 안 하는 동안 그 작품들을 볼 수 있는 사람은 작업실에 오는 몇 분뿐입니다.

온라인에 올리라는 말은 많이 듣습니다

인스타그램을 하라고 합니다. 해봅니다.

그런데 올리고 나면 며칠 지나 내려갑니다. 밀려 내려간 그림은 다시 찾기 어렵습니다. 누가 "작가님 그 작품 어디서 볼 수 있어요" 하고 물으면 계정 주소를 알려드리고, 상대는 한참 스크롤을 내려야 합니다.

그리고 그 그림이 내 것이라는 표시가 어디에도 남지 않습니다. 저장해서 퍼가면 그만입니다.

쌓이는 것과 남는 것은 다릅니다

작업실에 쌓이는 건 작품이고, 남는 건 기록입니다.

언제 그렸는지, 어떤 재료였는지, 크기가 얼마였는지. 이게 적혀 있지 않으면 10년 뒤에 본인도 헷갈립니다. 실제로 "이게 몇 년 작품이더라" 하시는 작가님을 여러 번 뵀습니다.

작품 목록을 노트에 적어두신 분도 계십니다. 그 노트가 어디 갔는지 모르겠다는 분도 계셨습니다.

주소가 하나 있으면 달라집니다

작품마다 고유한 주소가 하나 있으면 어떨까 생각했습니다.

그 주소를 열면 그림이 있고, 제목과 재료와 크기가 적혀 있습니다. 밀려 내려가지 않습니다. 몇 년이 지나도 같은 자리에 있습니다.

누가 물으면 주소 하나만 보내면 됩니다. 인스타 계정을 알려주고 한참 내려가게 하는 것과는 다릅니다.

저희가 해보고 있는 일입니다

필그레이 갤러리는 작가님 한 분마다 전시실을 하나씩 두고, 작품마다 주소를 하나씩 붙이고 있습니다.

지금 전속 작가 다섯 분의 작품 서른여덟 점이 그렇게 올라가 있습니다. 한글과 영문이 같이 적혀 있어서 검색에도 걸립니다.

작품 사진만 있으면 됩니다. 작가님이 하실 일은 없습니다.

전시실은 비용 없이 만들어 드립니다. 그림이 쌓여만 가는 게 아까우시면 한번 연락 주십시오.

작가 전시실 만들기 (비용 없음) →

전화가 편하시면 051-637-5697로 연락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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